[Doctor"s Essay] 피부 종기 제거 땐 조직 검사부터... 피부과 전문의 장경애
주룩주룩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해 12월 몹시 추운 오후였다. 코 전체를 덮는 흰 반창고를 한 채 크고 짙은 안경을 끼고 있었다. 상처를 보여 달라고 했더니 "아직 남편이나 딸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는데..."라고 부끄러워하면서 여러 가지 검사 끝에 피부와 폐를 침범한 "유육종증"으로 결론을 내렸다. 환자를 진찰하다 보면 피부에 생긴 병변을 아무런 검사 없이 무조건 제거한 탓에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환자는 그런 점에서 일상의 매너리즘에 익숙해져 가던 나에게 인상적인 자극제가 됐다. 이런 변화는 전공의는 물론 대학교수 등 전문의의 임상경험 부족 현상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